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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목마

쓸쓸함의 남쪽물고기, 그 어둠에 현혹되지 마.

*늦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 짧습니다 내용도 없어요 plz 멘답 혹은 스루 부탁드립니다!!

♪음악 링크

 

너는 울었다. 고개를 숙였다. 다물었던 입술에 틈을 줬다. 몸을 떨었다. 손이 차갑다.

그래, 너도 울었다.

 

괜찮아.

 

떨리는 너의 등을 천천히 토닥이자니 너는 서럽게도, 지금 잡지 않으면 어디론가, 깊은 땅 속으로 꺼져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그렇게 서럽게. 머릿속이 어지럽다. 새하얗다. 너무 가득 들어서 이러는지 전부 비워버려서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너는... 한 아름의 별, 아니. 꽃잎을 흘리고 있구나. 아주 오랫동안 쌓아온 꽃. 너와 네 주변으로부터 스스로 피워낸, 그런 꽃잎. 꽃을 위해 거름을 준 하나, 둘, 셋, 넷. 그렇게 네 갈래의 바람이 그치고 말았으니 그들과 함께 피워낸 꽃잎을 흘려보내는 중인 것이다. 그 안에 씨앗은 움터 있었니. 너는 그 애들의 씨앗이 뿌리내리는 과정이 아파서 그리도 서럽게 울고 있는 걸까. 꽃이 지고, 새로운 씨앗을 품어내는 게 고되어서, 그래서.

 

괜찮아.

 

이것은 나의 계율인 동시에 너의 흙 속 온기가 되어줄, 말. 언어가 너의 토양에 스며들어 응어리진 눈을 녹이길 바란다.

 

괜찮아.

 

이것은 너의 온기인 동시에 나의 목적이 될, 언어. 말은 곧 투명한 실이 되어 별을 천장에 드리운다. 치릉, 별이 흔들리는 소리. 가니메데의 항아리가 쏟아내는 술은 남쪽물고기의 입으로 들어간다던데, 나는 네가 포말하우트의 주둥이로 그 애들의 꽃잎을 흘리게 둘 생각이 없다. 마침 오늘부터가 물병자리의 날이잖아. 29일의 삭망월을 꼬박 슬퍼해서는 힘들 테니까. 남쪽물고기의 α성은 쓸쓸해도, 그 애들의 기억보다 강하지는 않을 터였다. 우리는 지난 며칠의 시간을 고작 쓸쓸함이 아닌 다른 것으로 기억할 수 있어. 우리 그새를 못 참고 져버린 꽃잎이라도 새싹 틀 봄날까지 흔적인 양 품을 수는 있는 거잖아.

 

그러니까 진분홍.

 

"이 겨울에 바람이 너무 차다. 몸, 많이 찬 것 같은데 괜찮겠어?"

 

내가 여기 버티고 설게. 너는 숨을 쉬어. 그 애들을 보낼 수 있는, 그리하여 역설적으로 네 안에 담을 수 있는 숨을. 항상 태양이 빛을 보내 달을 비춰주지만, 이곳은 이상한 세상이니까. 비현실적인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나는, 저녁에 갇힌 이상한 곳. 한 번쯤 달이 태양에게 어둠을 나눠줘도 아주 이상하지만은 않을 거야. 고생 많았어, 어린 햇님. 이제는 그림자에 마음 펴내 보자. 상처는 괜찮은지, 곪은 곳은 없는지. 적절히 드레싱은 해 두었는지. 그래야 네가 품은 씨앗이 곱게 자랄 수 있을 거야. 언젠가 네가 정말로 괜찮아졌을 때, 보고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곱게 필 거야.

 

"우리, 잘못한 것도 별로 없는데 힘든 일이 너무 많다."

 

쉬어가자. 그때부터 한 순간도 맘 편히 쉬지 못한 우리에게 지금만 휴식을 보내줘. 그러면 안 될 사람 같은 건 없어. 하물며 나조차 네게 기대 쉬어간 적이 있었잖아. 너는 그래도 돼. 너도 그래도 돼.

 

 

너라는 햇님이 어둠 속에 빛을 잠시 내려놓길 바라며,

나라는 달님은 기꺼이 너에게 그림자를 내어주겠다.

... ... 

수많은 크레이터 속, 고작 눈물 아롱져 더해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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